본문 바로가기
대학원 라이프/Step2.2 : 졸업논문작성기

졸업논문작성기#8 지도 1개월 차 브레이크 후 (feat. 연구 vs 개발)

by 더함 2023. 4. 14.
반응형

 

어느덧 첫 지도타임을 가진지 한달이 다되어 가고 있다.

(처음 인사드린 것까지 하면 어느덧 교수님을 세 번째 뵙고 있다)

 

사실 글을 쓰면서 갑자기 든 생각이지만 갈 때마다 정답은 항상 '다른 사람 논문을 많이 읽어봐라'였던 것 같다.

물론 그냥 생각없이 읽는 것이 아니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Critic!

그 정답을 실천을 못해서 항상 편법을 찾다보니 헤매는 느낌이랄까.

 

첫 지도타임에 가기 직전에 끄적거렸던 노트를 문득 찾아본다.

생각해보면 나름 당당하게 첫 지도타임에 갔던 건 내 나름대로 주제를 정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교수님께서 보통 주제를 정하는건 빨라야 4월 말 ~ 5월정도가 일반적이라고 하셨기 때문에 앞서나간다고 생각했다.

(사실 어차피 경쟁이 아닌만큼 앞서 나가봐야 아무런 의미도 없기도 하건만..)

 

어차피 내 도메인이 회계 혹은 세무인만큼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뭔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그런 측면에서 입학하면서부터 회계 계정을 추천해주는 AI모델을 돌려보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오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발전하면 사라질 직무 상위권에 항상 랭크되는 만큼 그럴싸한 생각이라고 생각했고, 회사 데이터 사용에 대한 승인만 받아서 모델만 돌려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논문 완성이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아무런 의심없이 해맑게 그렇게 생각하다가 조금 일찍 도착해서 도서관에서 교수님께 말씀드릴 내용들을 끄적거리다보니 갑자기 이게 AI에 대한 연구가 맞나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굳이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으면서 이해를 못해서 괴로워하는 그런 로직들이 전혀 없이도 그냥 뚝딱뚝딱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그리고 세금계산서 양식을 보여드리며 열심히 프리젠테이션을 하던 와중에 교수님께서,

'이건 연구가 아니라 개발에 가깝다'고 일침을 날리셨는데 그게 내가 생각했던 포인트와 너무 똑같아서 확 와닿았다.

 

그 후로 2주간은 아무런 진도도 나가지 못했다.

갑작스레 걸린 브레이크에 연구가 뭐고 개발이 뭐지란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다.

일단 이미 있는 방법에 단지 회사 데이터를 넣어서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도록 코딩을 하는 건 개발이라는 점은 이해했다.

 

연구가 되기 위해서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에 대해 기존에 진행된 연구들을 많이 접해보고, 그 연구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그 연구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내 연구가 우월함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정도로 생각 중이다.

(재밌었던 점은 직접 특정 연구를 지칭해서 이 연구보다 내 연구가 이런 면에서 더 낫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었고, 이런 작업들이 반복되며 연구 자체가 발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뜬금없이 힙합씬에서의 디스전이 떠올랐다는 것)

 

업그레이드(?)된 마인드를 가지고 당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논문들을 찬찬히 읽어보려고 노력 중이다.

다음 번 교수님을 뵐 당장 다다음 주 화요일까지 최소한 5개의 논문에 대해 대략적으로라도 정리해보고 자신만만하게 교수님실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