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T 라이프/Step4 : LLM Wiki

LLM위키구축기#5 — 내 AI가 드디어 '야간근무'를 시작했다 🌙

by 더함 2026. 6. 17.
반응형

LLM위키구축기#5 — 내 AI가 드디어 '야간근무'를 시작했다 🌙

지난 글(4탄)을 이렇게 끝냈다. "이제 진짜 마지막 한 칸이 남았다 — 새벽에 AI 팀이 알아서 위키를 훑어두고, 출근길에 '오늘 챙길 이슈'를 나한테 브리핑하는 단계."

1탄부터 줄곧 "북극성"이라고 불러온 그 한 칸이다. 노트앱을 갈고(1탄), 12년치를 AI 자산으로 만들고(2탄), 그걸 다룰 팀을 세우고(3탄), 어느 책상에서든 같은 기억으로 일하게(4탄) 만든 건, 전부 이 한 칸을 깔기 위한 토대였다.

그래서 이번엔 그걸 했다. 내 AI가 매일 새벽 7시 반, 내가 자는 동안 알아서 일하고, 내가 일어나면 폰에 결과를 올려둔다. 드디어 AI한테 야간근무를 시킨 거다. 😴 (물론 그 과정에서 또 지뢰를 밟았다. 늘 그렇듯.)


1. 북극성을 다시 뜯어보니, '한 칸'이 아니라 '엔진'이었다 🔭

북극성 문장을 분해하면 두 동작이다.

 

동작 비ㅠ
자동 탐색 내가 묻기 전에 AI가 먼저 훑는다 새벽 신문 배달부
아침 브리핑 훑은 걸 내가 깰 때 떠먹여준다 머리맡에 놓인 요약지

 

핵심은, 이게 '결산 이슈' 전용 기능이 아니라는 거였다. "새벽에 알아서 탐색 → 아침에 폰으로 브리핑"이라는 배관 자체가 엔진이고, 결산이든 환율이든 뉴스든 그 위에 얹기만 하면 된다. 한 칸을 채우는 게 아니라, 여러 칸을 채울 엔진을 까는 일이었던 거다.

그래서 첫 탑재물은 의외로 결산이 아니라 유튜브로 골랐다. 이유는 단순하다 — 나는 'AI 자동화'로 먹고살기로 방향을 잡은 사람인데(그래서 이 연재를 쓰고 있고), 이 분야는 하루만 안 봐도 뒤처진다. 근데 매일 유튜브를 검색해서 좋은 영상 고르고 있을 시간이 없다. 딱 자동화가 필요한 일이었다.

2. 만든 것 — '유튜브 레이더'라는 야간조 📡

이름은 yt-radar(유튜브 레이더). 하는 일을 한 줄로 말하면: 내 관심영역의 유튜브 트렌드를 매일 새벽 자동으로 훑어, 쓸 만한 영상을 폰으로 추천하고, 그 영상의 자막을 위키 재료로 조용히 모아둔다.

작동 순서는 이렇다.

  1. 새벽 7시 반, 맥이 깨어나면 레이더가 발화한다. (맥이 자고 있었으면 깨어난 직후 따라잡아 실행)
  2. 내 관심사 키워드(AI 에이전트, Claude Code, 환율 헤지 등 십수 개)로 유튜브를 검색한다. 하루 180여 개 후보가 잡힌다.
  3. 그 후보를 AI 두뇌가 직접 골라낸다 — 단순히 조회수순이 아니라 "이거 내 위키에 이미 있는 주제인가?"를 대조해서, 새로운 것 위주로 추린다.
  4. 고른 영상을 폰(텔레그램)으로 추천 푸시한다. 제목·링크·추천 이유까지.
  5. 동시에, 추천한 영상의 자막을 통째로 받아 위키 재료 폴더(raw/)에 자동 적재한다.

그러니까 내가 아침에 폰을 열면, "오늘 이 영상들 볼 만해요" 목록이 이미 와 있고, 그 내용은 이미 내 볼트 안에 글로 들어와 있는 상태다. 내가 한 일은 0이다. 잤을 뿐이다.

3. 핵심 한 끗 — '조회수순'이 아니라 '나한테 새로운 것' 🧠

여기가 이 시스템의 진짜 자랑이다. 보통 "트렌드 추천" 하면 그냥 조회수 높은 거 긁어오는 거다. 근데 그건 알고리즘이 이미 내 유튜브 첫 화면에서 해주는 일이라 별 가치가 없다.

그래서 추천을 3개의 바구니로 나눴다.

바구니 뭘 담나
 새 주제 검색결과 중 내 위키에 아직 없는 것 모르던 걸 알게
 인기 영상 관심영역에서 조회수 높은 것 남들 다 보는 건 챙기게
 지평 확장 업무 인접 + 관심 밖 교양(매일 회전) 시야가 안 좁아지게

 

①번이 핵심이다. AI 두뇌가 추천 전에 내 12년치 위키를 대조해서, "이건 너 이미 정리해놨네" 싶은 건 빼고 나한테 진짜 새로운 것만 올린다. 내가 뭘 아는지 아는 AI만 할 수 있는 큐레이션이다. (그냥 봇은 못 한다 — 내 위키를 읽어야 하니까.)

③번엔 일부러 관심 밖 교양을 날마다 돌려가며 섞는다. 자동화에 빠져 시야가 'AI·환율'로만 좁아지는 걸 막는 안전장치다. 송길영 작가가 핵개인을 두고 "고인물이 되지 마라" 했는데, 그 경고를 코드 한 줄로 박아둔 셈이다.

4. 보너스 — 폰으로 AI한테 '되말 걸기'가 된다 💬

여기서 한 발 더 갔다. 추천만 받고 끝이 아니라, 폰에서 AI한테 답장할 수 있게 했다.

추천 목록엔 번호가 붙어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폰으로 이렇게 친다.

  • 3 요약 → 3번 영상 자막을 AI가 5줄로 요약해서 보내준다.
  • 3 정리 → 3번을 정식 위키 페이지로 적재한다.
  • 추천더 → 레이더를 한 번 더 돌려 새 추천을 받는다.

 내 책상의 AI 팀(4탄에서 만든 그 팀)을, 폰에서 텔레그램으로 부려먹는 게 된 거다. 회의 들어가기 전에 "아까 그 멀티에이전트 영상 핵심만" 하고 치면, 자리에 앉기 전에 요약이 와 있다. (남의 메시지엔 반응 안 하게 잠가뒀다 — 내 메시지만 듣는다.)

5. 곁다리 삽질 — 권한, 한글, 그리고 보호폴더 🛠️

늘 그렇듯 곱게 안 됐다. 이번 지뢰 셋.

지뢰 ①: AI한테 '내 폴더 열 권한'을 줘야 했다. 새벽에 백그라운드로 도는 프로그램은, 보안상 내 바탕화면 폴더를 함부로 못 건드린다. 자막을 위키에 쓰려는데 매번 "권한 없음"으로 튕겼다. 맥 설정에서 '전체 디스크 접근'을 딱 한 번 수동으로 허용해주고서야 풀렸다. (자동화의 역설 — 자동으로 돌리려고 사람이 한 번은 손으로 열쇠를 쥐여줘야 한다.)
지뢰 ②: 한글 제목이 또 깨졌다. 4탄에서 한글 인코딩으로 데었는데, 이번엔 다른 데서 또 밟았다. 영상 제목을 파일명으로 쓰면서 길이를 '글자 수'가 아니라 '바이트 수'로 잘랐더니, 한글 한 글자 중간이 뎅강 잘려 파일이 깨졌다. 한글은 한 글자가 여러 바이트라 생기는 고질병. '글자 단위로 자르기'로 고쳤다.
지뢰 ③: 두뇌는 공짜였다. 영상을 고르는 'AI 두뇌'를 돌리는 데 추가 요금이 붙는 줄 알고 긴장했는데, 알고 보니 이미 내고 있는 구독을 그대로 쓰면 추가 과금이 0이었다. 매일 새벽 큐레이션을 공짜로 돌린다. (이게 은근 결정적이다 — 비용이 0에 수렴해야 매일 돌릴 배짱이 난다.)

6. 그래서 이게 왜 '핵개인'에 중요한가 🌅

송길영이 말한 핵개인 시대의 진짜 희소 자원은 시간도 정보도 아니다. 정보는 넘쳐서 문제고, 희소한 건 "그 홍수에서 뭘 볼지 고르는 판단"이다.

이번에 한 일은 그 노동을 정확히 쪼갠 거다. 쏟아지는 걸 훑는 단순노동은 AI 야간조한테, 뭘 깊이 볼지 정하는 판단은 나한테. 나는 아침에 잘 추려진 짧은 목록과 판단만 하면 된다. 핵개인이 혼자 다 읽을 순 없으니, 읽기 전 단계(탐색·선별)를 동료에게 위임한 거다 — 그것도 내가 자는 사이에.

그리고 중요한 건, 이게 유튜브에만 쓰는 기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1번에서 말했듯 이건 엔진이다. 같은 새벽 배관 위에 다음 탑재물을 얹으면 된다 — "오늘 한국은행 환율 뉴스 3건 + 내 업무에 닿는 영향", 그다음엔 드디어 "오늘 챙길 결산 이슈". 가장 어려운 결산 브리핑을 맨 처음이 아니라 맨 나중에 얹는 건, 쉬운 데서 배관을 먼저 검증하려는 의도였다. 유튜브로 엔진이 도는 걸 확인했으니, 이제 그 위에 무거운 걸 올릴 차례다.

"AI가 시간을 줄이면, 인간은 그 시간을 채운다." — 이번엔 줄인 시간이 아니라, 내가 자는 시간을 AI한테 일하라고 내줬다. 깨어 있는 시간만 쓰던 동료가, 드디어 밤에도 일한다.

앞으로 🛤️

1탄에서 그릇(노트앱)을 갈고, 2탄에서 12년치를 자산으로, 3탄에서 그 자산을 다룰 팀을, 4탄에서 그 팀을 어느 책상에서든 같은 기억으로, 그리고 이번 5탄에서 그 팀에 야간근무를 시켰다.

5부작으로 줄곧 좇던 북극성에 드디어 불이 들어왔다. 완성이라기엔 이르다 — 지금 야간조가 보는 건 유튜브 한 곳이고, 정작 본업인 '아침 결산 브리핑'은 아직 배관에 안 얹혔으니까. 하지만 새벽에 알아서 일하고 아침에 폰으로 보고하는 그 패턴 자체가, 처음으로 진짜 돌기 시작했다. 토대가 아니라 결과물이 도는 걸 처음 봤다.

그럼 이만, 오늘치 커밋 찍으러 갑니다 — 이번엔 제 AI가 자는 동안 미리 한 줄 적어뒀더라고요. 🌙✍️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