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위키구축기#4 — 집에서 키운 AI 팀이, 회사 가니 '기억상실'에 걸렸다 🧠💥
지난 글(3탄)에서 회계 담당·세무 담당을 채용해서 'AI 팀'을 꾸렸다고 자랑했었다. 글 끝에 "이제 팀장 자격으로 커밋 찍으러 갑니다" 하고 멋지게 마무리했는데…
다음 날 아침, 회사 컴퓨터를 켜고 같은 AI한테 말을 걸었더니 — 얘가 나를 처음 보는 사람 취급했다. 😨
어제 밤새 같이 팀을 설계한 그 동료가, 회사 윈도우 PC에선 "안녕하세요,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고 있는 거다. 12년치 위키도, 어제 뽑은 회계·세무 담당도, 우리가 나눈 대화도 전부 집 맥북에만 있었다.
그래서 이번 4탄은, 내 AI 팀을 집이든 회사든 어느 책상에서도 같은 기억으로 일하게 만든 기록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밟은 지뢰들 💣)
1. 깨달음 — 내 뗏목이 한 항구에만 묶여 있었다 ⚓
2탄에서 송길영 작가의 『시대예보』 얘기를 했다. "각자 자기만의 뗏목을 만들어 홀로 서라"는 핵개인 메시지. 12년치 노하우를 회사 시스템에서 빼내 내 git에 담았으니 뗏목은 만든 셈이었다.
근데 막상 써보니 그 뗏목이 집 맥북 항구에만 꽁꽁 묶여 있었다. 항구를 벗어나지 못하는 뗏목이 무슨 뗏목인가. 회사에서 결산 이슈가 터졌을 때 못 띄우는 뗏목은, 그냥 집에 모셔둔 장식이다.
문제를 뜯어보니 두 겹이었다.
층 어디 저장되나 자동 공유?
| 위키·AI 팀 (.md, 담당자 파일) | git 저장소 안 | ✅ 된다 (git의 본업) |
| AI와 나눈 대화·기억 | 컴퓨터 깊숙한 로컬 폴더 | ❌ 안 된다 |
위키는 그래도 양반이었다. git에 올려두면 회사에서 내려받으면 되니까. 진짜 골치는 두 번째였다 — 클로드코드(Claude Code)는 나와 나눈 대화를 그 컴퓨터 안에만 적어둔다. 그래서 회사 PC의 AI는 어제 집에서 무슨 결정을 했는지 구조적으로 알 수가 없다. 같은 AI인데 기억은 책상마다 따로 노는, 일종의 기억상실증.
2. 1층 해결 — 위키는 git으로 (commit ≠ push, 또 너냐 😇)
위키 동기화는 정석대로 git이다. 집에서 push(인터넷에 올리기), 회사에서 pull(내려받기). 이 리듬만 지키면 회계·세무 담당이 두 PC에 똑같이 출근한다.
근데 3탄 곁다리에서 예고편을 깔았던 그 지뢰를 또 밟았다. 커밋은 했는데 푸시를 안 한 것.
- commit = 내 컴퓨터에만 저장
- push = 그걸 인터넷에 올려서 다른 PC와 공유
"어제 분명히 작업하고 저장(커밋)까지 했는데 회사 가니 없네?"의 범인이 정확히 이거다. 저장은 했는데 안 올렸으니, 회사 PC 입장에선 세상에 없는 일인 거다. 이제는 세션 끝에 '커밋 → 푸시'를 한 동작으로 박아버렸다. (집 나설 때 가스 잠그듯)
곁다리 삽질 🛠️ — 커밋이 자꾸 중간에 얼어붙길래 30분을 날렸는데, 범인은 첨부파일을 iCloud로 빼두는 바람에 git이 그 파일들 확인하려다 멈춘 거였다. 클라우드 동기화랑 git이 같은 파일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던 셈. 우회로 뚫어 해결.
3. 2층 해결 — 대화를 '글로 박아' 기억을 옮긴다 📝
진짜 핵심은 여기다. AI의 기억이 자동으로 안 따라오면, 자동을 포기하고 수동으로 글에 박으면 된다. 방법은 두 갈래로 짰다.
(1) 세션 체크포인트 — 결정을 위키 로그에 적는다.
하루 작업이 끝나면, "오늘 무슨 결정을 했고 다음에 뭘 이어가야 하는지"를 wiki/log.md에 몇 줄로 남긴다. 회사 PC의 AI는 출근하면 이 로그부터 읽는다. 어제의 '회의록'을 보고 일을 이어받는, 신입의 인수인계 노트 같은 거다.
(2) 대화 원본을 통째로 내보내 git에 싣는다.
요약만으론 디테일이 샌다. 그래서 그날 AI와 나눈 대화 전체를 읽기 좋은 파일로 뽑아 git에 같이 올리는 스크립트를 만들었다. 회사에서 "그때 우리가 정확히 뭐라고 했더라"가 필요하면 원본을 펴보면 된다.
정리하면, AI의 기억을 클라우드로 빨아오는 게 아니라 — 매일 밤 일기를 써서 git 택배로 부치고, 다음 날 다른 책상에서 그 일기를 받아 읽는 구조다. 핵개인의 뗏목에, 항구를 옮겨다닐 수 있는 항해일지가 생긴 거다.
4. 함정 — 회사 윈도우엔 '파이썬'이 없었다 🐍🚫
여기서 복병. 위 스크립트들을 다 맥(파이썬) 기준으로 만들었는데, 회사 윈도우 PC엔 파이썬이 안 깔려 있었다. 심지어 깔린 척하는 가짜(스토어 안내문만 뜨는 스텁)라 더 헷갈렸다.
그래서 같은 일을 하는 윈도우용 버전(PowerShell 스크립트)을 따로 포팅했다. 똑같은 결과를 내되, 맥에서도 윈도우에서도 각자 돌아가게. 이 과정에서 또 하나 배운 건 — 윈도우의 옛날 PowerShell은 한글이 든 스크립트 파일을 엉뚱하게 읽어서 와장창 깨뜨린다. 파일을 특정 방식(UTF-8 BOM)으로 저장해야 한글·이모지가 안 깨진다는 걸, 깨진 화면 한참 보고서야 알았다. 😵 (이런 것도 다 기록으로 남겨두니, 다음에 또 새 PC 붙일 땐 안 헤맨다.)
5. 보너스 — 폰으로 "지금 어느 책상이 최신인지" 본다 📱
두 PC를 오가다 보면 헷갈린다. "지금 집 맥북이 최신이야, 회사 PC가 최신이야?" 이걸 매번 컴퓨터 켜서 확인하긴 귀찮아서, 각 PC가 동기화할 때마다 '도장'을 찍게 했다. 어느 PC가 언제 마지막으로 맞췄는지 기록이 남는다.
그리고 그걸 폰에서 보는 미니 웹앱(PWA)까지 붙였다. 출근 전에 폰만 슬쩍 보면 "집 맥북 = 최신, 회사 PC = 어제치"가 한눈에. 회사 도착해서 'pull부터 하면 되겠구나'를 엘리베이터에서 안다. (사소한데, 이게 은근 마음 편하다.)
6. 그래서 이게 왜 '핵개인'에 중요한가 🛟
송길영이 말한 핵개인의 핵심은 조직에 기대지 않고도 내 역량을 내가 소유하는 거다. 그런데 그 역량이 특정 회사 노트북 한 대에만 살아 있으면, 그건 회사 책상에 묶인 거랑 별로 다를 게 없다. 노트북이 고장 나면? 그 PC를 못 쓰게 되면? 또 증발이다.
이번에 한 일은 화려하진 않아도 본질적이었다. 내 AI 팀과 12년치 자산을, 특정 기계에서 떼어내 "어느 항구에든 띄울 수 있는" 상태로 만든 것. 집에서 설계하고, 회사에서 이어받고, 폰으로 점검한다. 기계가 바뀌어도 팀의 기억은 git 안에 그대로 따라온다.
"AI가 시간을 줄이면, 인간은 그 시간을 채운다." — 이번엔 줄인 시간을, 그 AI가 어디서든 같은 기억으로 일하게 만드는 배관 공사에 썼다. 멋없지만, 이거 없으면 위층이 다 무너진다.
앞으로 🛠️
1탄에서 노트앱(그릇)을 갈았고, 2탄에서 12년치를 AI 자산으로 만들었고, 3탄에서 그걸 다룰 팀을 세웠고, 이번 4탄에서 그 팀을 어느 책상에서도 같은 기억으로 일하게 했다.
이제 진짜 마지막 한 칸이 남았다 — 새벽에 AI 팀이 알아서 위키를 훑어두고, 출근길에 "오늘 챙길 이슈"를 나한테 브리핑하는 단계. (3탄에서 예고했던 그 북극성. 동기화라는 토대를 깔았으니, 이제 진짜 그 위에 자동화를 올릴 차례다.)
그럼 이만, 오늘치 커밋 찍으러 갑니다 — 이번엔 푸시까지 잊지 않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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